울트라 워치메이킹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불가리는 올해 또 하나의 신기록을 세웠다. 바로 두께가 1.7mm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얇은 COSC 크로노미터이자 기계식 시계인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COSC’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새로운 형태와 기능을 지닌 시계가 이미 등장한 이후 시계 브랜드들은 ‘최초’가 아닌 ‘최고’와 ‘가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나가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울트라 씬 워치메이킹 분야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시계’를 향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피아제는 1957년 단 2mm의 두께를 자랑하는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 칼리버 9P를 소개하며 울트라 씬 워치메이킹 분야에서 첫 도전장을 내밀었고, 1960년 두께가 단 2.3mm에 불과한 오토매틱 칼리버 12P를 선보였다. 칼리버 12P를 탑재한 ‘피아제 12103 오토매틱 12P’는 5mm의 케이스 두께를 자랑하며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오토매틱 워치로 등극했고, 이 기록은 아주 오랜 기간 동안 그 어떤 브랜드도 넘어설 수 없었다.
(좌) 옥토 피니씨모 미닛 리피터(2016년), (우) 옥토 피니씨모 뚜르비용 오토매틱(2018년).
울트라 씬 워치메이킹 분야의 왕좌를 지키고 있던 피아제를 자극한 브랜드는 바로 불가리였다. 2014년 바젤월드에서 불가리는 단 5mm의 두께에 불과한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을 공개했는데, 이 시계에 두께가 1.95mm에 불과한 매뉴얼 와인딩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탑재하면서 울트라 씬 부문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불가리는 2016년 가장 얇은 미닛 리피터 워치를 선보이고 2017년 5.15mm의 케이스 두께를 자랑하는 오토매틱 워치를 출시하며 불과 0.1mm의 차이로 피아제의 알티플라노를 제치고 다시 한 번 워치메이킹의 한계를 넘어섰다. 또한 2018년에 공개한 ‘옥토 피니씨모 뚜르비용 오토매틱’은 무브먼트(BVL 288)의 두께 1.95mm, 케이스의 두께 3.95mm로 완성해 당시 세상에서 가장 얇은 투르비용이자 오토매틱 시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불가리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울트라 씬 부문에서 총 8가지 세계 기록을 보유한 옥토 피니씨모 컬렉션과 함께 시계 역사에 괄목할 만한 업적을 쌓아가고 있다. 2021년 불가리가 선보인 세계에서 가장 얇은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 ‘옥토 피니씨모 퍼페추얼 캘린더’는 2021년 GPHG의 에귀유 도르를 수상했다.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2022년).
극도로 얇은 두께의 타임피스를 향한 불가리의 여정은 2022년 등장한 두께 1.8mm의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로 마무리되는 것 같았으나, 모험을 결코 끝나지 않았다. 2024년에는 두께가 1.7mm에 불과한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COSC’를 공개하며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시계이자 가장 얇은 COSC 크로노미터 시계를 제작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선보인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를 통해 불가리는 이미 무브먼트의 얇기에 대한 한계에 도달했다. 따라서 올해 새롭게 공개한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COSC는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최적화하거나 케이스를 재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전보다 슬림한 실루엣을 만들어냈다.
전체적인 구조를 보면 백 케이스가 무브먼트의 메인 플레이트의 역할을 하며 이에는 170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칼리버 BVL 180을 수작업으로 조립했다. 극도로 얇은 두께를 자랑하는 실루엣 외에도 뛰어난 충격 저항성 및 견고함까지 갖춘 디자인을 두루 선보이기 위해 백 케이스는 텅스텐 카바이드로 제작했다.
이 외에도 시계의 표면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시침과 분침, 5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는 대형 배럴 그리고 이스케이프먼트는 베젤 입구의 원형으로 된 기하학적 구조와 교모하게 조화를 이루도록 미세하게 조정했다. 직경 40mm 사이즈의 팔각형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은 샌드블라스트 처리한 티타늄으로 제작되었으며 브레이슬릿은 특히 케이스만큼이나 얇은 두께로 완성했다.
(좌) 불가리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COSC의 백 케이스 (우) 와인딩 기능을 제공하는 특별한 워치 박스.
이 시계는 20점 한정 생산되며 지난 2022년에 출시된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와 동일하게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COSC는 특별한 워치 박스에 담겨 출시된다. 컬렉터들은 시계를 디지털 스크린 옆 박스 안에 놓고, 스크린에 원하는 시간을 입력할 수 있는데, 버튼을 누르면 사이클이 시작되고 워치 박스가 닫히며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마법이 일어난다. 약 20초 가량이 흘러 워치 박스를 열면 원하는 시간에 세팅되고, 완전히 와인딩된 시계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프레젠테이션 박스가 아닌 ‘집 안의 워치메이커’를 이용해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COSC의 정교한 메커니즘을 원하는 대로 최적의 상태로 조정할 수 있다.
Editor: Ko Eun B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