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프랭크 뮬러 그룹을 공동으로 창업한 바르탕 시르마케는 현재까지 CEO로 활동 중이다. 1956년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아르메니아의 보석상 가문에서 성장한 그는 대단한 축구 애호가이기도 하다. 컴플리케이션의 왕으로 불리는 프랭크 뮬러의 비전에 대해 바르탕 시르마케에게 레뷰 데 몽트르가 물었다.
RDM 오트 오를로제리 브랜드로 성장해나가려면 반드시 브랜드 고유의 매뉴팩처를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Vartan Sirmakes(이하 V) 브랜드 고유의 공장이 있으면 모든 상황에 대처하기가 더욱 수월하고,생산 과정의 모든 측면을 통제할 수 있다. 진정한 창의성을 유지하려면 무브먼트를 디자인하는 사람이 다이얼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나 케이스의 제작을 담당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품질 측면에서도 다이얼 위에 새겨 넣는 브랜드의 이름에 걸맞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하며, 모든 부품 하나하나에 브랜드의 명성을 걸어야만 한다.
이를테면 프랭크 뮬러 시계의 다이얼들이 극도로 정교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특히 상트레 커벡스(Cintrée Curvex) 모델의 다이얼은 케이스의 형태에 따라 곡선이 들어가야 할 뿐만 아니라 최고의 기요셰 장식이 들어가야 하고, 프린팅 퀄리티와 정확성도 최고여야만 한다.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체적으로 다이얼 제작 공방을 보유하는 방법밖에 없다. 프랭크 뮬러처럼 고도로 혁신적인 브랜드들이라면 신속하게 시제품 단계를 거칠 수 있어야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다이얼과 케이스, 무브먼트 등이 모두 인하우스로 제작되어야 한다.
당신이 빠른 시간 안에 시제품 무브먼트를 받아보고 싶어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생산 라인의 가동을 멈추고 시제품 다이얼이나 무브먼트, 케이스 등을 만들어줄 외주 업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프로세스에는 신속한 대응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창조 속 대응력’을 확보하려면 워치메이킹의 과정을 모두 직접 처리하는 것이 핵심적 사안이므로 전적으로 통합된 시계를 디자인하려면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RDM 프랭크 뮬러에서 가장 집중하는 신기술은 무엇인가?
V 우리는 언제나 신소재를 탐구하고 컴플리케이션 혁신을 추구한다. 대표적으로 3축 투르비용이나 일명 ‘패스트 투르비용’이라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투르비용,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손목시계인 ‘에테르니타스 메가 4(Aeternitas Mega 4)’, 기가 투르비용이라 불리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르비용 등 우리가 달성한 혁신은이미 세상에 잘 알려져 있다. 카본 케이스와 스켈레톤 시계에 관해서도 많은 연구를 한다. 이를테면 모든 부품들을 양극 산화 처리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시계를 전적으로 커스터마징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울러 우리는 또 다른 합성 소재들도 계속 연구해나가는 중이다.
RDM 스위스 워치메이커들에게 미래의 주력 시장이 될 수 있는 지역이 어느 곳이라고 생각하는가?
V 고민할 것 없이 아시아다. 아시아에서 우리의 성장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고, 장래도 매우밝은 편이다. 그러나 우리는 남아메리카에서 움트기 시작한 잠재력도 고려하고 있다. 남아메리카에서 시계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세금만 감소한다면 스위스 워치메이커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한편으로 스위스의 시계 시장 자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수 없다. 많은 고객이 스위스 시계를 스위스에서 사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RDM '아이코닉 시계’에 관한 정의를 내려줄 수 있겠는가?
V 한눈에 곧바로 알아볼 수 있고, 보는 이의 마음을 순식간에 흔들 수 있는 시계다. 첫눈에 방어 해제를 시키는 시계인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 유명한 상트레 커벡스 형태의 케이스를 제작하고, 충격적일 만큼 큼직한 숫자를 디자인한 것이다. 아이콘 시계는 하이 컴플리케이션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시계애호가들까지 두루 겨냥하며 시계의 세계 속에 지속해서 존재하게 될 것이다.
RDM 프랭크 뮬러 브랜드 시계 중에서 특별히 선호하는 시계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V 크레이지 아워즈는 내가 항상 특별히 선호해온 시계였다. 시계의 컴플리케이션이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이 시계를 처음 소개할때 마다 항상 열정과 미소와 강력한 유대감을 나누게된다.그 어떤 법칙도 따르지않는 시계 다이얼을 상상해보라. 크레이지 아워는 시간을 읽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먼저 시를 나타내는 숫자들이 독특한 순서로 배열되어 있는데, 이것이 곧 시간이 세상에 하나뿐이고 사적이며 개인적인 새로운 가치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것이고, 매 시간 59분마다 넋이 나가도록 만드는 크레이지 아워즈의 점핑을 보기 위해 워치를 워치(!)하게 될 것이다.
Editor: Stephan Ciej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