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처음 시작된 파텍 필립 워치 아트 전시회의 6번째 에디션이 지난 6월 25일 일본 도쿄에서 막을 내렸다. 제네바의 파텍 필립 박물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뮤지엄 피스뿐만 아니라 풍부한 워치메이킹 유산과 스페셜 에디션까지 모두 도쿄로 옮겨 진행한 이번 전시회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파텍 필립을 설명할 때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어는 무엇일까? ‘세계 최고’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최상의 시계를 선보이고 있는 파텍 필립은 시계 업계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가족 소유의 독립 시계 제조 브랜드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왕족과 정치인, 귀족이 파텍 필립의 고객이었고, 지금도 파텍 필립의 시계는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이 열망한다.
파텍 필립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지난 6월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2012년 두바이를 시작으로 2013년 뮌헨, 2015년 런던, 2017년 뉴욕, 2019년 싱가포르에 이어 6번째로 도쿄에서 열린 ‘파텍 필립 워치 아트 전시회’가 그것이다. 1851년 ‘파텍, 필립(Patek, Philippe & Cie)’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파텍 필립은 스위스 제네바의 시계 제조 전통을 가장 잘 계승한 브랜드임을 자부하며 전시회를 통해 고급 시계 제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공유해왔다. 1970년대 쿼츠 파동으로 인해 시계 업계가 위기에 처했을 때에도 파텍 필립은 여러 테마로 순회 전시회를 개최하며 기계식 시계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도쿄로 옮겨온 제네바
파텍 필립 워치 아트 전시회 도쿄 2023의 내부 전경.
2012년부터 시작된 파텍 필립 워치 아트 전시회는 단순히 메종의 타임피스를 소개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의 유산과 철학, 전문 지식 등에 관한 더 깊은 친밀감을 형성하는 대형 전시회로, 지금까지 개최된 5번의 전시회에 총 16만 5000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대박람회는 도쿄의 니시신주쿠 비즈니스 지구에 위치한 스미토모 빌딩의 삼각 광장에서 열렸다. 약 3200m2 에 달하는 방대한 홀은 25m 높이의 거대한 유리 지붕으로 덮여 있는데, 파텍 필립은 자연광이 들어오는 이곳에 2500m2 의 규모로 전시장을 꾸몄다.
(좌) 그랑 푀 클루아조네 에나멜 기법으로 완성한 돔 클록. (우) 사무라이의 초상화가 그려진 포켓 워치.
전시장 입구에는 제네바의 상징과도 같은 꽃시계를 설치하고, 그 뒤로 거대한 미디어 월을 설치해 제네바의 레만 호수와 제토 분수의 영상을 상영하는 등 마치 제네바를 방문한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파텍 필립 본사와 플랑레와트의 매뉴팩처, 파텍 필립 박물관 등을 전시관 안에 그대로 재현해 박람회를 찾는 사람들이 도쿄에서도 제네바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도쿄 2023 리미티드 에디션
도쿄에서 공개된 2가지의 새로운 칼라트라바 모델.
파텍 필립은 이번 전시회를 위해서 파텍 필립 박물관의 소장품부터 도쿄 전시 리미티드 에디션에 이르기까지 500점 이상의 시계와 함께 이와 관련된 물품들을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일본 시장 전용으로 선보인 레어 핸드크래프트 컬렉션은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다. 일본의 전통 모티프를 특징으로 하는 이번 컬렉션에는 돔 클록과 탁상시계, 회중시계, 손목시계 등이 포함되었는데, 이들 작품에는 샹르베, 클루아조네, 파요네, 그리자유, 기요셰 등의 다양한 에나멜 기법을 포함한 여러 공예 기법이 총동원되었다. 전시회에서는 한정판 타임피스의 소개와 함께 메티에 다르 공방에 몸담고 있는 장인의 시연도 직접 이루어졌다.
(좌) 1815년 대영제국의 빅토리아 여왕에게 선물한 펜던트 워치. (우) 미니어처 페인팅으로 완성한 손목시계.
이번 전시회에서는 제네바 파텍 필립 박물관에서 공수한 약 190점의 엄선된 작품도 만날 수 있었다. ‘앤티크 컬렉션’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중 일부와 시계의 전체 역사를 설명하는 수많은 기술적, 미적 걸작이 포함되었다. 매뉴팩처의 풍부한 유산을 보여주는 ‘파텍 필립 컬렉션’에서는 1925년 출시한 브랜드 최초의 퍼페추얼 캘린더 손목시계와 1948년 월드 타임 손목시계 등을 만나볼 수 있었다. ‘역사적인 소유자’ 섹션에서는 1815년 런던 만국박람회에서 파텍 필립이 대영제국의 빅토리아 여왕에게 선물한 펜던트 시계와 여러 후원자의 시계를 감상할 수 있었다.
‘칼리버 89’와 ‘칼리버 2000’ 등 슈퍼 컴플리케이션을 모아놓은 섹션과 차임 시계만 모아놓은 ‘마스터 오브 사운드’ 섹션 역시 이번 전시회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관람객은 파텍 필립이 디자인하고 제작한 방대한 무브먼트 컬렉션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으며, 매뉴팩처의 워치메이커가 직접 무브먼트를 조립하는 모습도 감상할 수 있었다.
(좌) 월드타임 미닛 리피터 Ref. 5531R-014 도쿄 2023, (우) 월드타임 Ref. 5530G-010 도쿄 2023
이전 전시회와 마찬가지로 도쿄에서도 전시회를 위한 한정판이 총 6점 출시되었다. 그중 ‘쿼드러플 컴플리케이션 Ref. 5308P-010 도쿄 2023(Quadruple Complication Ref. 5308P-010 Tokyo 2023)’은 파텍 필립에서 최초로 선보인 하이 컴플리케이션 피스다. 날짜 표시 기능이 있는 브랜드 최초의 시계인 ‘월드타임 Ref. 5330G-010’도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300점 한정 생산으로 선보인 이 시계는 전시회의 테마 컬러인 보라색의 기요셰 다이얼이 특징이다. 파텍 필립은 그 밖에도 월드타임 미닛 리피터의 익스클루시브 버전과 여성용 문 페이즈 모델, 우아하고 절제된 2종의 새로운 칼라트라바 모델 등을 선보였다.
Editor: Lee Eun Kyong